일본 방재 식품 시장, 저장에서 순환으로... 생활 속 '롤링 스톡'
  • 작성자 관리자
  • 등록일 2025-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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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yword #방재식품 #롤링스톡 #재해대비

| 2024년 예상 규모가 1.4조엔 이상을 기록한 일본 방재 식품 시장
| 새롭게 떠오르는 재해 대비책 '롤링 스톡'


일본은 지진, 태풍, 홍수, 폭설 등 다양한 자연재해에 자주 노출돼 있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과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재난 및 긴급사태에 대한 시민들의 경각심은 크게 높아졌고 일본 정부와 기업도 방재 관련 산업에 많은 투자를 한다. 이 가운데 ‘방재 식품’은 재난이 발생해 고립되는 상황에서 활용할 수 있는 유통기한이 최소 수 개월 이상인 식품을 일컫는다. 일본의 다양한 방재용품 중에서도 방재 식품은 재난 발생 시 생존을 위해 가장 먼저 준비해야 할 필수 요소 중 하나로, 그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

방재 식품 시장 현황

실제로 일본의 방재 식품 시장은 2015년 이후 상승세를 보였다. 아래 그래프는 통상의 즉석식품이나 컵라면같이 일반 식품이 아닌 비축을 목적으로 3년 이상 보존이 가능한 방재 식품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이다. 후지 경제그룹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4년 시장 규모는 261억 엔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약 21.4%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 바 있다. 이는 2015년도 약 139억 엔에서 9년 만에 약 두 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이다. 이러한 성장세는 자연재해에 대한 위기의식뿐만 아니라 코로나19와 같은 팬데믹 등이 주요 요인으로 보인다. 과거에는 주로 행정기관이나 기업에서 전문 상사를 통해 건식이나 보조식 등을 구매했지만 최근에는 재해, 감염병 등 여러 사회 불안 요인들이 대중의 준비 욕구를 일으켜 일반 가정의 온라인 구매가 급격히 증가하는 등, 판매 구조와 소비자 가치관도 변했다.

<일본 방재 식품 시장 규모>
(단위 : 억엔)

*주 : 2024년 기준
[자료 : 후지 경제그룹 富士経済グループ]
아래는 일본 인터넷 쇼핑몰 라쿠텐 시장에서 상위권에 진입한 방재 식품 패키지와 구성품의 예이다. 기존 방재 식품은 주로 유통기한이 긴 보존식, 즉 알파미*나 건빵, 비스킷, 물과 같은 생존 위주의 식품으로 구성돼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제품은 맛과 영양이 제한적일 뿐 아니라 평소에 잘 먹지 않다 보니 유통기한이 지나 폐기되는 양도 적지 않다는 한계가 있다.
*주: 쌀로 밥을 지은 후 급속 탈수해 수분을 약 5% 정도로 건조한 쌀로, 이후 물을 부으면 밥이 됨

<방재 식품 구성 및 종류>
[자료 : 라쿠텐 시장]

<주요 방재 식품 예시>

카테고리

회사 및 제품명

사진

특징

장기 보존 주먹밥

(알파미)

LA・PITA

もっちりつや焼きおにぎり

もっちりつや炊きおにぎり12食セット(レトルトおにぎり)

・주식인 쌀 섭취 가능

・제조일로부터 유통기한 5년

・개당 200kcal 내외

・가격: 12 개입 약 5,800엔

건빵

삼립제과(三立製菓)

캔입건빵

三立製菓缶入りカンパン100g6缶セット氷砂糖入りカンパン乾パン缶パン缶詰防災非常用食品長期保存お菓子備蓄5年保存美味しい食べやすい防災用品非常食防災用品非常食保存食備蓄食品おやつ子ども

・캔 형태로 튼튼해 보관 용이

・제조일로부터 유통기한 5년

・낱개 한 개당 10kcal 내외로

비상 시 칼로리 계산 용이

・가격: 6 캔입 약 2,100엔

보존 빵

오니시 식품(尾西食品)

ひだまりパン

非常食備蓄長期保存防災非常食長期保存長期保存非常食尾西のひだまりパン尾西食品

・파우치 방식 빵으로 경량성

및 휴대성, 간편성이 뛰어남

・제조일로부터 유통기한 5년

・개당 250kcal 내외

・가격: 12 개입 약 3,900엔

영양보급 젤리

모리나가 제과(森永製菓)

인 젤리 에너지

(inゼリーエネルギー)

ウィダー森永製菓飲料ゼリーinゼリーエネルギーロングライフ180g×6袋ケース販売

・열량과 수분을 동시에 채울

수 있음

・간소화된 사이즈로 휴대, 보관

이 매우 용이함

・개당 180kcal 내외

・가격: 약 300엔

방재 세트

LA・PITA

셸터 프리미엄

(SHELTER プレミアム)

防災セットSHELTERプレミアム2人用【楽天総合ランキング1位】ごはんが選べる災害対策おすすめ非常食保存食保存水ラジオライトランタンエアーマットベッドラピタシェルター家族2人分ニ人分ニ人用中身CM放送中ランキングオススメ[AS12]

・생존에 필요한 생활용품 및

도구, 음식이 모두 준비돼

있음

・보존기간 5년 이상

・가격: 약 21,400엔

[자료 : 라쿠텐시장 주간 방재 식품 랭킹(楽天市場 非常食ランキング]

일상 식품에서 방재용으로...'롤링 스톡'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최근에는 '롤링 스톡(Rolling Stock)'이라는 새로운 식품 비축 방식이 주목받고 있다. 일본 농림수산성의 공식 가이드에 따르면, 롤링 스톡은 평소 자주 먹는 식품을 일정량 더 구매해 비축해 오래된 것부터 소비한 만큼 다시 보충하는 순환 비축 방식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즉석밥이나 컵라면, 캔 가공식품 같은 일상 식품을 비축해 일상적으로 소비하면서도 항상 일정량 이상의 식품을 집에 보관하는 방식이다.

<롤링 스톡 개념도>
[자료 : 일본 농림수산성 홈페이지 공식가이드 참고]

농림수산성 및 일본 내각부에서 운영하는 정부광보온라인(政府広報オンライン)사이트는 롤링 스톡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롤링 스톡은 상대적으로 긴 유통기한을 가진 전용 방재 식품만을 비축하는 기존 방식과 다르다. 자신이 선호하는 제품이나 근처 마트, 편의점에서 쉽게 구매할 수 있는 식품군을 활용한 재해 대비로, 자신의 식생활에 맞는 식품을 다양하게 확보할 수 있다. 또한 불필요한 식품 폐기를 줄이고, 재난 발생 시 익숙한 음식을 섭취함으로써 심리적 안정감도 높일 수 있다. 이러한 장점 덕분에 롤링 스톡은 보존식을 활용한 기존의 재해 대비책보다 더 현실적이고 지속 가능하며 경제적인 재난 대비 전략으로 평가받는다.

일본정책투자은행(DBJ)과 일본경제연구소가 공동으로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롤링 스톡을 포함한 잠재적 연간 수요는 일반 가정(약 1조2000억 엔), 공공기관(약 1000억 엔), 기업(약 650억 엔)으로 합산 시 약 1조4000억 엔 규모에 이를 수 있다고 분석된다. 이는 현재 방재 식품 시장의 약 10배에 달하는 규모이다. 시민들의 인식 또한 변화하고 있다. 2024년 3월에는 농림중앙금고가 전국 20세 이상 3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롤링 스톡 인지 여부를 물은 결과는 "알고 있다"가 24.7%, "모른다"가 과반수 이상인 58%로 낮은 인지율이 나타났으나, 응답자의 69.1%가 “롤링 스톡을 하고 싶다"라고 답하며 인지율에 비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후쿠오카 소재 회사의 사내 방재 식품 구매를 담당하는 선임사원 D 씨는 KOTRA 후쿠오카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지사별로 구매한 3일분의 비상식량을 사내에 갖춰 두었지만, 자택 내에는 비용과 번거로움 때문에 별도의 준비를 하지 않았다"라고 답했다. 또한 D 씨는 롤링 스톡에 관해 "잘 모른다"라는 응답에 이어 "평소 소비하는 가공육류, 즉석밥, 컵라면 등의 제품을 활용해 롤링 스톡을 실행할 의향이 있다"라고 덧붙였다.

<롤링 스톡에 대한 인식 조사>

[자료 : 일본 농림중앙금고]

<향후 롤링스톡을 하고 싶은가에 대한 응답>
[자료 : 일본 농림중앙금고]

시사점

일본은 지진, 태풍, 홍수, 폭설과 같은 복합 재난에 상시 노출돼 있다. 이러한 환경적 요인과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높아진 재난 대비 인식이 맞물려 일본의 방재 식품 시장은 10년 전에 비해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후지경제그룹의 「2021년도 일본 방재 식품의 마케팅 분석과 장래성 예측에 대한 조사」에서는 당시 시장의 약 70%를 기업과 기관이 차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기업과 기관의 의무 비축 등이 안정적인 수요를 형성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나머지 30%를 차지한 일반 부문은 아직 규모는 작으나, 최근 재해와 감염병 등 사회 불안 요인이 일반 소비자들의 비축 습관과 대비 의식을 자극하고 있어 주목할 필요가 있다. 개인 소비자의 선호는 단순 생존식에서 맛과 영양, 심리적 안정까지 고려한 프리미엄 방재 식품으로 변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는 일본 농림수산성이 제안하는 '롤링 스톡'이 있다. 방재 식품만이 아니라 평소 먹는 컵라면, 통조림, 즉석식품 등도 방재 식품의 대상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아직 '롤링 스톡'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있다'라는 응답은 24.7%에 불과하지만 응답자의 69.1%가 '향후 실행 의향이 있다'라고 밝힌 바, 여기서 미래의 수요 확대 가능성과 새로운 마케팅 포인트를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자료: 일본 농림수산성, 후지경제그룹, 라쿠텐시장, 농림중앙금고, 일본경제신문, KOTRA 후쿠오카 무역관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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